
가계부, 30만원으로 한 달 살기?

솔직히 처음엔 ‘내가 이걸 왜 해야 하나’ 싶었어요. 통장 잔고야 뻔한데, 그걸 굳이 날마다 기록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거든요.
근데 아이 둘 키우면서 돈이 어디로 새는지 모르게 훅훅 나가는 게 느껴지니까, 이러다 정말 통장 거덜 나겠다 싶더라고요. 그래서 큰맘 먹고 한 달만, 딱 한 달만 가계부를 써보자!
하고 시작했죠. 목표는 통장 잔고 30만원으로 한 달 버티기.
매일 15분, 잔고 30만원의 현실

매일 밤, 잠들기 전 15분 정도 투자했어요. 카드 명세서랑 통장 내역을 보면서 영수증 일일이 다 적는 건 아니고요. 그냥 그날그날 쓴 돈이랑 계좌 이체 내역만 앱에 톡톡 입력하는 식이었죠.
처음 며칠은 ‘아, 밥값 8천원’, ‘커피 5천원’ 이러고 말았는데, 30만원이란 예산 때문에 조금씩 바뀌더라고요.
‘치킨 한 마리’의 충격적인 진실

그렇게 며칠 지나고 나서야 진정한 ‘현타’가 왔어요.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주말에 가족 외식으로 시켜 먹은 치킨 한 마리 값이었는데요.
평소 같으면 ‘에이, 뭐 치킨 한 마리쯤이야’ 하고 말았을 텐데, 가계부에 딱 적고 나니까 그게 3만원이 넘는 돈이더라고요. 3만원이면 제 점심값 3~4번 값이랑 맞먹는 거잖아요?

그날 저녁부터는 정말 ‘이 돈이면 뭘 할 수 있지?’를 계속 생각하게 됐어요.
‘이거’ 없으니 5만원이 꿀꺽

그리고 또 하나, 제가 은근히 돈을 많이 쓴 습관이 있더라고요. 바로 ‘커피값’.
하루에 한 잔씩, 많으면 두 잔씩 사 마셨던 게 한 달이면 족히 10만원은 넘을 각이었어요. 이걸 딱 끊으니까 정말 거짓말처럼 5만원이 남더라고요. 물론 처음엔 커피 없이는 하루를 못 살 것 같았는데, 막상 참으니까 또 견뎌지더라는 거예요.
대신 집에서 커피 타 마시고, 찬물 마시고… 그런 소소한 변화가 모이니까 꽤 큰돈이 아껴졌어요.
‘충동구매’를 막는 3가지 질문

한 달 동안 가계부를 쓰면서 깨달은 건, 돈을 안 쓰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, ‘내가 뭘 사려고 하는가’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였어요. 저는 물건을 사기 전에 제 스스로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어요. ‘이거 꼭 지금 필요해?’, ‘이거 말고 더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어?’, ‘이걸 사면 내 통장에 돈이 얼마나 남을까?’ 이 세 가지 질문을 거치고 나면, 대부분의 충동구매 욕구가 싹 사라지더라고요.
‘이런 사람’은 가계부, ‘저런 사람’도 가계부

솔직히 말하면, 처음엔 ‘나는 무조건 절약해서 30만원으로 살아야 해!’라는 강박이 좀 있었어요. 그러다 보니 예쁜 옷 하나 살까 말까, 친구 만나서 커피 한잔 할까 말까, 이런 사소한 것들도 다 죄책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. 근데 한 달 써보니까, 이건 ‘무조건 절약’이 아니라 ‘내 돈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 제대로 아는 것’이 핵심이더라고요.
그래서 저는 이렇게 판단했어요. 만약 본인이 돈이 어디로 사라지는지 모르겠다, 혹은 돈을 좀 더 현명하게 쓰고 싶다, 하는 분들은 무조건 가계부를 써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. 특히 저는 처음부터 ‘30만원으로 살기’라는 극단적인 목표를 잡고 시작했는데, 이게 오히려 돈의 소중함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해줬던 것 같아요.

‘가계부’ 써보니, ‘이것’ 하나는 꼭 챙기세요

물론 처음에는 꼼꼼하게 다 기록하는 게 좀 귀찮을 수 있어요.
저도 그랬으니까요.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, ‘어? 내가 이걸 샀다고?’ 하는 순간들이 줄어들 거예요.
그리고 저처럼 ‘와, 내가 이걸 안 썼더니 돈이 이렇게 남네?’ 하는 뿌듯함도 느끼실 수 있을 거고요.
결국 한 달을 30만원으로 버틴 건 아니었어요. 그래도 이 경험 덕분에 저는 한 달에 최소 50만원 이상은 무조건 아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.
그 돈으로 아이들 학원비를 조금 더 보태주거나, 우리 가족 여행 계획을 세우는 식으로요.
진짜 ‘가계부’를 써봐야 하는 이유요? 바로 ‘내 돈의 주인이 나’라는 걸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에요.